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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책

삼국지에 대한 짧은 단상(2) - 오만방자함의 대명사 관우

by ZUCCA 201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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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대한 짧은 단상(2) - 미염공을 좀 더 공격하자



 안녕하세요 쭈카입니다. 

우선 다분히 도발적인 글 제목에 놀라셨나요? ^^

저는 지난 글에서 삼국지에 등장한 세 명의 인물을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제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블로그 주인,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해' 라고 하시는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십시오.

2018/03/05 - [공부/책] - 삼국지에 대한 짧은 단상 - 그들은 어떻게 일을 그르쳤는가?


 지난 글에서 저는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인물 중 '촉'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제갈량, 유비, 관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블로그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제가 썼던 글을 들여다보니 관우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에서 제가 늘 생각하고 있던 '관우의 오만방자함'이 잘 드러난 사례를 깜빡하고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지난글에서 깜빡하고 기록하지 못한, '관우의 오만방자함'이 잘 드러나는 또 다른 사례는 어떤것인지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주의사항> 

 1) 다분히 삼국지연의에 기대고 있는 글입니다. 역사적인 팩트의 검증보다는 연의에서 드러나는 관우의 인물됨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정도의 글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2) 삼국지에 등장하는 무신 관우를 한없이 오만방자한 인물로 프레임을 씌우고 시작합니다.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서는 '관우'라는 장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어려서부터 관우를 참 좋아했습니다. 불의를 참지 못하며 형제간의 의리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또한,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인물을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당연히 관우의 <청룡언월도>, 관우의 <적토마>가 떠오르지 않을까요?

이렇게 관우를 둘러싼 주변은 온통 '멋'이라는 것으로 둘려싸여있습니다. 청룡언월도, 적토마, 그리고 한날 한시에 죽기를 맹세한 그의 의형제들까지..


하지만 그러한 이미지와 다르게 그가 전장에서 세운 공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잠깐, 한번 생각해보세요. 관우가 전장에서 세운 업적, 그리고 기억할만한 전투는 어떤것이 있는가? 삼국지 10번 읽은 자와는 상대하지 말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격언이 있지만, 저는 삼국지 7번정도 읽은 입장에서 관우가 전장에서 세운 기억할만한 업적은 '술잔이 식기전에 돌아오겠다'던 안량과 문추의 전투, 이것이 고작입니다.

굳이 하나 더 꼽자면, 장사를 공략하며 만났던 황충과의 일화가 유명한 속칭 '장사공략전'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관우의 오만방자함은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오호대장군 일화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관우가 장사를 공략할 때 황충은 그와 대적합니다. 수 차례 합을 겨룬 끝에 황충이 말에서 낙마하게 됩니다. 하지만 관우는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상대장수가 낙마한 틈을 타 공격하는 행위를 하지않고 그가 말에 다시 올라타려는 것을 돕기까지 합니다. 관우의 이러한 올곧은 모습에 적장인 황충은 감복하였고 황충이 자랑하는 활 솜씨로 관우를 쏘아죽이라는 태수 한현의 명령에 고민합니다. 결국 관우와 황충이 전장에서 다시 만났을때 황충은 관우의 투구만을 맞추며 지난 싸움에서의 빚을 갚는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연 이 때 관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오만방자한 관우의 생각은 이러했을것 같습니다. '적장에게 덕을 베푸는 행위는 관우 스스로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여겨 몹시 자존심 상해했을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근거는 후일 유비가 한중왕이 되어 관우, 장비, 조운, 황충, 마초에게 오호대장군이라는 칭호를 내릴때의 일화에서 기인합니다.

 정사 비시전에 보면 오호대장군의 칭호에 봉해질 때 자신이 전(前)장군에, 황충이 후(後)장군에 임명된 것을 듣고 '대장부는 결코 늙은 병졸과 나란히 설 수 없다.' 라며 크게 분노합니다. 물론, 이런 내용이 담긴 서신을 가져왔던 비시의 말을 듣고 스스로의 과오를 깨닫고는 수긍합니다. 

이런 관우의 분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거 관우는 장사를 공략하며 황충과 적장으로서 맞대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전투에서 관우는 황충이 낙마하는 것을 보고도 공격하지 않고 그에게 다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며 관용을 베풉니다. 이러한 행동은 오로지 최강의 무력과 최강의 덕을 갖춘 자신만이 적장에게 베풀 수 있는 것입니다. 오만방자한 관우는 황충이 지난 전투의 빚을 갚는답시고 자신의 투구를 맞췄을 때, 이미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했을 것입니다. 

 "관용이라는 것은 오직 나만이 네게 베풀수 있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관우에게 관용을 베푸는 적장은 그야말로 관우의 자존심을 바닥까지 끌어내려 짓밟은자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얼마 전 유병재 씨가 마이크 임팩트 강의를 하며 '꼰대'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언급하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꼭 나이가 많아야만 꼰대가 아니다. 우리주변에 유소년 꼰대가 얼마나 많은가?" 

꼰대라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그것을 뽐내며 대해 불필요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마 과거 삼국시대에 살았던 사람이고 관우라는 장군밑에서 일했다면 그를 꼰대로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유병재님의 마이크 임팩트 강연을 첨부합니다.)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와서, 과거, 황충과 전장에 맞붙어 본 경험이 있는 관우이니, 연령에 관계없이 그의 실력을 인정할 법도 한데, 결국 상처를 입은 자신의 자부심을 위한 생각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연의에서 비춰지는 황충의 이미지는 '노장'이라는 것인데, 이 또한 관우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비가 한중왕에 즉위 한 후, 오호대장군에게 관직을 하사할 때, '대장부는 결코 늙은 병졸과 나란히 설 수 없다.'라는 이 임팩트 있는 한마디가 그의 노장이미지를 다분히 가속화 시켰던 것은 아닐까요?


관우에 대해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과거부터 삼국지를 여러 번 읽어야 한다고 했던 것은 다양한 인물들의 말과 행동들, 그리고 중요한 순간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들을 보며 배울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관우를 통해서 오만방자함을 주의해야한다는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의 삼국지는 무엇을 가르쳐주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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