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책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며,,(시작의 기술)

by ZUCCA 2021. 10. 18.
반응형

 

블로그

 블로그를 꽤나 오래 쉬고 있다.

아니, 쉬고 있다 가 아니라 안 하고 있다 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기술 블로그들을 검색하다가 내 수준에 내가 읽기에 매우 적합한 블로그를 하나 알게 되었다. 내가 궁금해하는 부분들, 좀 더 깊이 알고싶은 부분들에 대해 기록되어있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다. 그 블로그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를 시작하며 블로그를 부지런히 하고,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들을 타인과 공유해야겠다 라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실행에 옮기고 행동하는 것은 늘 큰 용기와 의지가 뒷받침 되어야한다.

 

 매우 오래전부터 책을 사서 모으는 것을 즐겼다. 물론 개발자가 되고 난 이후부터는 기술 관련 서적을 주로 구매했고, 일반적인 서적을 구매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반성한다. 당시, 처세/자기 계발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즐겨 읽었는데, 지금은 과거에 본 자기 개발서들 덕분인지, 자기 계발 서적을 극혐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또, 양장본 서적을 싫어한다. 양장본(하드커버)는 불필요하게 책을 무겁게 만들고, 책에 손이 잘 가지 않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드커버 책을 들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손톱으로 커버 위를 두드리는 어처구니없는 습관이 있어 하드커버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책 내용과 관계없는 그 껍데기 때문에 책의 가격이 비싸진다는 점은 몇 번을 생각해도 '극혐'이다.

 

자기 계발 서적

 언제부터 자기 계발 서적을 즐겨읽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않지만, 아마 대학교 무렵 꿈꾸는 XXX 이라는 책으로 자기개발 서적들을 탐독했던 것 같다. 생생하게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문구는 몸만 컸지 마음은 어렸던 나에게 충분히 자극적으로 다가왔고, 생각으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책의 내용에 따라 헛물을 켰던 것 같다. 실제로 생생하게 꿈꾸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사람들의 사례는 책에 많이 나오지만,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흘러 자기 계발 서적들의 허점을 지적하는 류의 기사, 칼럼, 썰들이 인터넷에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외면한 채 나 스스로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나의 능력과 생각만을 개발하게 한다는 비판적인 논조의 글들은 자기 계발 서적에 대해 칭찬을 하는 글보다 잘 읽혔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다. 또, 잘 나가는 작가라는 사람들의 좋아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보며 또 한 번 실망했고, 나는 그렇게 자기 계발 서적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시작의 기술

언제부터인가 자주 다운되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는 우울증의 전조증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주변 지인들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내가 느끼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비정상'의 범주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나름의 위로를 하며 기분전환을 위해 주변을 산책하고 환기하려 애썼다. 그러던 중 머리를 식힐 겸 생각을 정리할 겸 여러 가지 이유를 혼자 만들어 내며 서점에 들렀다.

 

 늘 그렇듯 서점에서는 이런저런 책들에,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마치 보물찾기 하듯 책장을 후루룩 넘겨가며 하나하나 살펴본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평소에 잘 가지 않던 처세/자기 계발 코너에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책을 발견했다.

 

<<시작의 기술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전형적인 자기 개발서라고 느껴지는 제목이었고, 심지어 양장본,,, 하드커버였다. 제목만 보고 당연히 언제나 그랬듯, 또 흔해빠진 자기 개발서다. 극혐.이라고 생각하며 등을 돌렸는데 책 표지에 쓰여있던 글귀가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자주 다운되는 기분을 느끼고는 했다. 그런 기분이 시작되고 그 기분이 확장되는 장소는 언제나 침대 위였던 것 같다. 뭐라도 하고 있는 동안은 그런 기분에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상술일 수도 있지만, 또 속을 것 같았지만,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이라는 글귀 때문에 결국 책을 구매했고, 천천히 읽는 중이다.

 

군대에 갈 때쯤 뭐라도 책을 좀 보고 싶어서 로마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포켓판을 구매해서, 전투복 야전상의 좌측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아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전장에서 오래 지냈던 사람이라 군 입대를 하며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구매했던것 같다.

 명상록의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그랬듯, 고대와 중세의 철학자들은 또 다른 의미의 자기 계발 서적 작가라고 했던 누군가의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시작의 기술>> 에는 다양한 철학자들의 명언이 있고, 작가는 주로 행동을 통해 불안감과 두려움들을 극복하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어디 광고나 영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천지가 개벽하는 깨달음을 주는 문장과 말들은 아니다. 하지만, 행동하기를 어려워하고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지금의 나에게 충분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내가 지금 두려워하는 이유가 어디에서 출발하는 지, 나는 나 스스로의 인생을 어떤식으로 망치고있는지 심한 충격은 받지 않게 잘 알려주고, 또 그런 인생을 어떻게 하면 차근차근 바꾸어 나갈것인지에 대해 깔끔한 문장들로 조언해준다.

 

침대위에서 불편한 감정들을 느끼고,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인스타의 감성 글귀나 '그래도 괜찮아', '수고했어 오늘도', 와 같은 말만 하는 힐링 서적을 기웃거리는 사람에게 

 

오히려 이런 서적을 추천해주고싶은 날이다.

 

(매우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출판사나 작가 아저씨에 그 어떠한 것도 제공받지않고, 일기처럼 작성한 글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127469

 

썸네일 출처 : yes24 - 시작의 기술

반응형